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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셀인일기

셀인 일기 7단계 : 목공 가벽 만들기/ 슬라이딩 도어

by samthegreatest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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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님 찾기

인테리어의 꽃이라 불리는 목공을 하는데 있어서 제대로된, 감각있고, 잘 하는 목수를 만나는것도 정말 엄청난 운이 따라줘야 하는 영역이다.

매일 새벽기도를 가는 부모님께 인테리어할때 좋은 사람 만나게 해달라고 매일 중보 기도를 부탁을 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일지 알것이다. 

목수를 찾는데 있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수소문 했고, 인터뷰 했고, 찾아다녔다. 

온/오프라인을 떠나서 동네에 있는 반장사무소, 목공 사무소 등등까지 다 찾아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그래서 내가 목공으로 원하는게 무엇이지?" 였다. 사실 잠깐동안 짧게나마 살짝 미쳐서 거실을 아트월로 하는데, 그걸 템바보드로 꾸미고 나무는 오크로 하는 그런 상상까지 했었는데, "simple is the best" 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고, 유행은 분명 지나간다라는 마음으로 거실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목공의 작업을 보니, 크게 가벽을 세곳 만드는것과 슬라이딩 도어 2개를 만드는것이었다. 

처음 인테리어를 시작하기전에는 천장의 테두리에 목공을 할 예정이었으나, 막상 천장을 뜯어놓고 보니 그냥 완벽한 노출로 가도 깔끔하겠다 싶어, 나흘로 잡아두었던 목공의 일정을 사흘로 줄였다. 목공의 일정을 하루만 줄이는것도 굉장히 돈이 많이 세이브 된다. 근데 욕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공사 현장을 바라보니 생각보다 빠져도 될 공정들이 많았다. 

위에 낙서한것을 보면, 화장실 문이 복도쪽으로 나와있기에, 이동에도 불편하고, 공간도 잡아 먹어서 슬라이딩 도어를 하려했는데, 

집이 옛날 집이다 보니 기성 도어로는 힘들어서 목공을 썼다. 그리고 가장 작은방은 온전한 옷방으로만 쓰고 싶었는데, 우리 형제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쇼핑에 환장한 사람들이라 옷이 너무 많아, 저 방을 조금이라도 더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고, 스타일러도 집어넣어야만 했는데, 문이 열리는 공간만 줄여도 옷을 생각보다 많이 보관 할 수 있을것 같아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 하기로 했다.

나머지 방들의 문은 바꾸고 싶었는데, 공사하러 왔던 모든 이들이 하는 말이, 문이 너무 좋다고해고 이문을 뜯고 새로운 문 다는것은 결코 추천하지 않는다 해서 살려두었다. 

그리고 작은방과, 거실, 부엌벽은 가벽을 세우기로 했다.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물을 끌어내려 했다. 

사실 박목수에서도 두군데 견적을 냈었고, 인기통에서 일일이 전화해서 세분과 컨택은 했는데, 일정이 다 맞지 않는다 했다. 3월부터 6월의 공사를 물었는데, 차있다고 하니... 한편으론 부럽기도, 한편으론 까인 느낌이 들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던 찰나, 아버지의 친구분께 하소연 하듯이 "믿을만한 목수를 찾아요" 라고 투정 부리듯 말씀을드렸는데, 우연히도 아는 분을 소개를 시켜주었다. 이번 공사하면서 인복좋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인복 시리즈는 목수로 끝나는게 아니다. 셀인 일기 끝날때까지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운+인복으로 이 모든 공사를 끝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것을 알게된다. 

좌우지간 그래서 아버지 친구분의 지인이니 믿을수 있겠다 싶어, "가벽 3! 슬라이딩 도어 2! " 이렇게 말씀 드리니 알겠다며 이틀이면 끝낼 수 있다고 하셨다. 하루만 줄이려 했던 공사 일정이 이틀이나 줄으니 돈 백이상이 세이브가 되었다. 

 

 

목공 테이블

6월 7일 월요일 아침 목수님께서 일찌감치 오셔서 공사할 준비를 다 끝마치셨다. 

예전에 사업장 리모델링 할때는 자재값을 터무니 없이 많이 먼저 달라고해서 난감했었는데, 이분은 딱 자재를 들고 오시고 내게 영수증을 주셔서 내가 그자리에서 바로 돈을 붙여드렸다. 훨씬 깔끔했고, 훨씬 나았다. 

저 무거운 콤프레셔도 두분이서 들고 삼층까지 올라오셨고, 내가 도착했을때에는 내가 도울일이 없었다. 

나는 주방 타일을 뗀 자리에 남아있는 타일똥을 직접 떼겠다고 하루종일 벽에 붙어서 똥떼는 작업을 했다.

사실 똥떼는 작업도 작업이지만, 아무래도 현장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밥도 제대로 제때 챙겨드리고, 감시도 하고, 필요한것이 생겼을때 바로 바로 사다줄 사람이 필요할것 같았기 때문에 여러 이유를 가져다 붙여서 공사하는 내내 나는 현장을 지켰다.

 

그리고 목공하는것을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몇몇 다루끼는 내가 직접 잘라보기도 했다.

도끼눈이 아니라 토끼눈으로 배우려하고 도와드리니 목수님께서도 정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다고 말씀도 해주셨다. 

첫째날 문을 만들고, 가벽의 틀을 만들었다. 

그자리에서 문을 뚝딱 ~ 까지는 아니고 하루만에 문을 만들어 버리니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목공을 배워두면 언젠가는 써먹지 않을까? 그리고 뭐 내가 기독교인이라.. 예수님도 목수였는데, 나도 목공을 좀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긴했는데, 뭔가 너무 어려워보여서 금방 그 생각을 포기하게 되었다. 

목수님들은 정말 직업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자기손으로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에 걸쳐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엄청난 사람들이니 말이다. 

 

가벽

7일 거실 가벽을 다 만들어버렸다. 

사실 이날 전기 기사님을 불러서 대략적인 전기공사 이야기를 다 하기도 했고, 목수님께 콘센트 뚫어주셔야 하는 자리들도 다 말씀을 드렸다.

을지로에서 조명을 찾다가 소개 받은 분인데, 이분도 정말 너무 좋은 분이다. 이분은 공사하면서 친해져서 가끔씩 동네에 지나치실때면 전화도 주시고 몇차례나 삼겹살을 같이 먹기도 했다. 

아무튼, 목공하는 작업하는 첫날에 전기하시는 분이 오셔서 조명의 자리들과 콘센트 자리들을 보고 미팅을 가졌고, 

씰링팬을 달것인데 씰링팬과 전등의 사이를 만드는것에 대한 모든 아웃라인을 잡았다. 

곧 전기 편에서 쓰겠지만, Iot 를 활용한 스위치 없는 스마트 홈을 구성하고 싶었기에 ㅎㅎ 전기 기사님께도 약간의 공부를 부탁 드렸다.

"기사님 이거 기사님이 잘만 설치 하시고 소문 나면 기사님이 돈 엄청 버시는거에요!" 라고 말씀 드렸는데, 실제로 기사님께서 정말 공부를 많이 해오셨고, 지금도 덕분에 iot 전기 설치 관련일을 많이 하신다 하셔서 나름대로 나는 뿌듯하기도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슬라이딩 도어 

화장실 문 옆에 스위치가 있었으나 우린 떼어버릴 작정이었기 때문에 깔끔하게 스위치를 없애고 가벽을 만들어 버렸다. 

간혹 슬라이딩 도어의 레일이 보이는 슬라이딩 도어들이 있는데, 내눈에는 제아무리 레일을 예쁘게 꾸며놔도 눈에 보이는것이 거슬려서 레일을 가릴 수 있는 덮게까지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천장에서부터 딱 정확하게 떨어지게 만들어 주셔서 마음의 편안과 평안을 얻었다. 

같이 있으면서 집이 하나 하나 완성되어 가는것이 눈으로 직접 보이니깐 너무 신이 났고 흥분되었다. 

아직 덥지 않은 여름이었어서 더 일할맛이 났던것 같기도 하다. 

창문을 다 열어두니 산바람이 내려와 바람도 시원하고 아직 찝찝하지 않을때라 신경도 크게 곤두설 일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수님과 같이 오신분이 너무 재미있어서 중간 중간 농담하면서 서로의 할일을 잘 했다. 

 

6월 8일 목수 철수 

이틀날 목공의 모든 공정이 끝이 났다. 

딱 이틀동안 목수를 썼고, 애초에 잡았던 예산보다 반을 아낄 수 있었다. 참으로 감사한일이다.

사실 집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데 어릴때 미국에서 살던 스튜디오 느낌을 가장 많이 내고 싶었는데, 내츄럴한 시멘트가 주는 노출 스타일이 그리웠기도 했고, 군더더기 없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많은 욕심을 내려두고 깔끔히 진행할 수 있었던것 같다. 

뭐 결국 디자인은 얼마나 붙이는것이 아닌 빼느냐의 문제인것 같은데, 나는 잘 뺀듯싶다. 여러모로.

물론 내가 정답은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 예쁜 집을 만들었으니 아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ㅎㅎ 

주방 가구

또 목공 작업 이틀차에 숨고에서 찾은 주방가구 업자들을 직접 만나서 마무리 컨펌을 했다. 

정말 하나 하나 완성이 되어가는것 같아서 신났다. 

깔끔한 벽, 깔끔한 슬라이딩 문, 그리고 곧 시작될 도장과 화장실 공사 이제 모든게 하나둘씩 완성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때까지만 해도 아직 몰랐다. 도장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화를 잘 내는 사람이었으며, 내가 얼마나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인지를....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던 도장사... 이제는 은퇴를 하셔야만 할것 같은 그 악몽같은 이야기를 다음편에 써야겠다. 

 

아무튼 목공을 하면서 공사 전 실사가 필요한 마지막 미팅을 함께 마칠수 있었다. 

비도 오지 않았고, 날씨도 선선했고, 모든것이 완벽했던 공정이었다. 엄마 아빠의 새벽기도가 도움이 되었을것이라고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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