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잘 풀린다면... 의심해보자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것중 하나가 바로 철거였다.
철거는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첫 공정인데 그 첫 단추가 잘 안 채워질뻔 해서 멘탈이 무너질뻔 했으나, 정신을 다잡고 진행한 결과 조금은 불편했으나 어찌되었든 끝은 내었다.



철거업체... 하.. 할말이 너무 많다.
정말 모든 사람들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뭔가 그냥 공공연면서도..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인용하자면
철거하는 사람들이 가장 양아치라는... 말을 나름 공신력 있는 카페에서 밀어주는 업체를 사용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속는셈치고' 라는 말은 절대로 셀인을 하면서 가지면 안되는 생각이고, 그런 마음을 갖는 순간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도 큰 짐을 주게 되어버린다.
우선 나에게 일차적인 잘못이 있다. 모든 공정을 통틀어 유일하게 대면 만남을 하지 못했던 공정이 바로 철거였다.
나는 공신력 있는 카페에서 밀어주는 업체에 전화를 했고, 많은 후기들을 보면서 믿고 맡길 수 있겠다 싶었다.
그때의 내 심정은 너무나도 많은 미팅을 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철거라도 쉽게 쉽게 가자 라는 마음을 가졌었던것 같다.
그래도 세군데 견적을 받고 네이버 카페에서 홍보했던 업체가 가장 저렴하고 믿음도 가기에 선택했다.
모든 업체들과 상담을 할때에 필요한 세부 사항들을 모두 말했다.
-바닥, 천장, 벽지, 문, 붙박이장 2개 , 주방 장 , 화장실 도기 , 화장실 가구, 바닥 그라인딩
내가 필요한것들이 이것들이었고, 분명히 사다리와 스카이가 안되고 엘리베이터도 없다고 모두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세번이나 전화해서 그래도 정확히 견적내러 한번 와봐야 하지 않겠냐? 라고 물었더니, 본인들이 하루이틀 일 하냐며 그냥 믿고 공사하는날 보면 된다고 오히려 나에게 신신당부했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첫 공사가 시작되는날 아침 6시 30분에 업자를 만났다.
대뜸 한다는 말이 "엘리베이터도 없고, 사다리도 안되면 철거를 저희를 불르지 말았어야죠!" 라는것 아닌가?
금요일인 당일에 철거를 하고, 월요일부터 다른 공정들을 시작해야하는데, 당일에 와서 일 못하겠다 소리지르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걸어서 오분거리 안에 인력사무소가 세곳이 있길래, 늦지 않은 시간이라 바로 전화를 걸었다. 바로 업자 앞에서, 그때 무슨 깡이 일어난건지는 몰라도, 일이 이렇게 되버린 이상 내가 사람을 꾸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인력사무소가 전화를 받았고 나는 바로 " 집 철거 하려는데 경험 있는 사람 세명정도 구하면 얼마정도 할까요?" 라고 말하고는 5분뒤에 다시 전화하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계약금 20만원을 버리더라도, 일꾼들 데리고 뚝딱 하면 금방 하지 않을까 싶어서 행했던 행동인데, 전화를 끊자마자 업자는 갑자기 "아이 , 사장님 일하러 왔는데, 갑자기 그러시면 어떡해요" 라며 갑자기 태세 전환을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내집 꾸미겠다고 철거하는데, 분명 나는 처음부터 모든 컨디션 이야기 했고, 내 요구사항을 이야기 했을때 다 괜찮다고 말했던 쪽은 그쪽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 "불편해서 일하기 싫어하는 것 같은데, 난 일 하기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는거 좋아하지 않는다. 일 시작전에 계약금만 갖고 돌아가도 난 상관없다. 일을 할것 같으면 제대로 일하는게 좋을것 같다" 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알겠다고 하고 엘리베이터 없는곳에서 고생하는데 잘좀 부탁한다 하길래,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올라와서, 천장은 뜯어야하고, 이러저런 이야기 하면서 벽지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갑자기 막 소리를 "아오!" 지르면서 "벽지도 한다고 했다고요!!? 왜 말을 지어내세요!!?" 라는거 아닌가? 벽지 뜯는것은 너무 힘든일인데, 그걸 자기들이 다 한다고 했을리가 없다며, 벽지는 못하겠다고.. 횡포를 부렸다. 진짜 너무 멘탈이 나갈것 같아서 정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벽지는 제가 뜯을게요. 벽지 하지마세요" 라고 말한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아무튼 벽지는 안하고, 나머지들을 뜯어내기로 했다.


하나둘 뜯기 시작했다. 천장을 뜯어보니, 뭔가 대들보에 글씨 쓰듯이 이 집을 지을때 뭔가 써서 집어 넣은듯 싶다.
뭐 교회를 다니는 나에게는 그냥 미신일뿐 신경쓰지 않아서 다 내려버렸다.



솔직히 오전 철거팀은 너무 맘에 안들었다. 첫 만남 부터 힘들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한 세네시간만에 철거할 모든 것들을 다 철거해서 내려놓은것 같다. 점심을 먹고서는 이제 바닥을 철거하는 팀이 왔는데
바닥 철거하는 팀은 굉장히 친절했고, 맘에 들다 못해 감사한 마음이 너무 컸다. 심지어 바닥 그라인딩까지 너무 잘 해주고 갔다.
바닥 철거는 기계로 하는지라 내가 직접 도울일이 있지는 않았으나, 오전에 철거하는것들은 나도 거들어 도왔다. 그래서 그나마 조금 더 빨리 끝났던것 같다.

바닥 그라인딩까지 모두 끝났다. 벽지는 결국 해치우지 않았지만, 붙박이장과 주방, 화장실 , 천장이 모두 없어지니 이제 진짜 인테리어의 시작인가 하면서 기분이 뭔가 싱숭생숭했다. 아니 너무 좋았다고 말하는게 맞는것 같다.
정말 많은 철거업체들이 평수와 공정만 듣고 견적을 주는데 정말 특이한 케이스의 경우는 끈질기게 물어서 꼭 와서 견적을 받고 정확하게 원하는것들을 서류로 써서 기록을 남겨둬야 나처럼 기분 나쁜일이 안 생길것 같다.
아무튼 첫째날의 공정은 모두 끝났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의 지옥이 시작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벽지 떼기...다.
다음편에 벽지 떼기에 대한 썰을 풀어야 겠다.
혹시라도 셀인하면서 고민이 있거나, 궁굼한것들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면 성심성의것 답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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