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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음악사

골드베르크 변주곡 - 바하

by samthegreatest 202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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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이 작품은 바흐의 제자이면서 건반악기 연주자였던 골드베르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있다.
사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탄생 일화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신빙성이 있으면서도 가장 허구스러운 설중의 하나가 바로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의 심한 불면증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는 것이다.
바흐가 라이프치히에서 드레스덴으로 여행하고 있을대, 카이저링크 백작을 방문한적이 있는데, 만성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던 백작은 골드베르크를 통해 바흐에게 불면의 시간동안 자신이 들으며 즐길 어느정도의 길이가 되는 다양한 성격의 곡을 작곡해달라고 부탁했다고한다. 백작의 불면증이 나아졌다고는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백작은 금으로 만든 잔에 금화로 현재 한화의 가치로 약 4000만원에 달하는 100루이 도르를 가득 채워서 바흐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흐는 변주곡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위의 설에 대해서 조금은 동의하지 못하는것이, 어느정도 음악을 공부를 한 뒤부터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면, 잠이 오는 것이 아니라 딱딱 떨어지는 음계들의 계산과 아름다움 , 그리고 모든 존경심이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본 멜로디인 아리아 부터 15변주까지를 첫번째 파트, 16번 부터 아리아 다카포 를 후 파트로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총 한개의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곡 뒤에 다시한번 아리아를 연주하고 끝나는 구성으로 만들어져있다.

글렌 굴드 BWV.988 1981년 녹음

캐논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알아야할것은 캐논이다.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실 캐논은 우리가 어릴적 동네에서 하던 놀이의 노래"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를 생각하면 된다. 캐논의 파생은 사실 영국의 민속음악으로부터 나왔다고는 하나 고전주의 시대에도 놀이처럼 캐논을 만들어 불렀다고도 해서 그 시작이 어디인지는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라는 노래는 단성부의 노래이지만, 우리는 이곡을 돌림노래로 불렀던것을 기억한다. 캐논은 일정한 규칙을 지켜서 어느 가락 전체를 그대로 모방하는 형식을 말하는데,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는 완벽한 캐논을 설명하기 좋은 곡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변주곡에는 아주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1변주부터 차례로 자유로운 변주곡 - 기교적 변주곡 - 카논적 변주곡이 번갈아 나오는데, 제 3변주곡 부터 3의 배수 단위는 캐논 양식의 변주곡이 배치되어 있다. 즉 3변주곡은 제 1캐논, 6변주곡은 2캐논, 9변주곡은 제 3캐논 --- 이런식으로의 3의 배수에 해당하는 번호가 붙은 변주곡은 돌림노래와 같은 캐논이다. 다만 마지막 30번 변주곡은 마지막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캐논으로 끝내지 않았기 때문에 무려 30개의 변주곡 중 10개가 아닌 9개의 캐논이 존재한다. 3,6,9 캐논은 진행될 수록 음정이 1도씩 증가해 27번의 변주에 이르면 9도까지 증가하게 된다. 마지막 30번 변주는 'quodlubet' 쿼드뤼벳 즉 '자유롭게' 라고 지시되어 있어 살짝 답답할 수 있었고 틀에 박혀 있는 수학적 형식을 피날레에 무너뜨려버리며 시원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처럼 해방감을 안겨준다. 이건 마치 힘들게 만들어 놓은 도미노를 무너뜨리는 일과 비슷하고, 그의 인간적이고 해학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음악적 표현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프랑스까지

첫곡이자 마지막곡인 아리아는 사라방드(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 풍으로 만들어져있다. 그리고 이 멜로디의 주제는 바흐가 작곡한 <안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클라비어 소곡집> 2권에서 가져왔다.
두번째 파트가 시작되는 16번 변주곡은 프랑스풍 서곡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서곡 즉 오버쳐로 명시되어 있기에 16번 변주곡을 중심으로 파트 1과 2과 나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글렌 굴드 1981년 녹음

나의 욕심은 지구상의 모든이가 1981년 글렌굴드가 녹음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아리아만이라도 꼭 한번씩은 다 들었으면 하는것이다.
물론 55년 젊은시절의 글렌굴드가 녹음한것도 좋지만, 81년 글렌 굴드가 녹음한 것에는 그가 집중하며 치면서 무의식적으로(아마 의식 했을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허밍하는 소리가 같이 녹음이 되어있다.
위의 유튜브 영상을 이어폰을 끼고 크게 들으면 도움이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것이다.
단 아리아가 끝나기전에 소리를 조금 줄여야 1변주곡이 시작되면서 쎄게 때리는 소리에 놀라지 않을것이다.

글렌굴드는 바흐가 만들어낸 완전무결한 구조의 변주곡을 온 세상에 알리고 완벽한 형식과 아름다운 선율의 미를 온세상에 알리게 한 피아니스트다.

어떤 년도의 굴드의 변주곡이 제일 좋다 않다 할수는 없지만 확실한것은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이상 글렌 굴드의 해석과 연주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점에 대해서는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것이다. 마치 투란도트의 칼라프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것이라는 것처럼...

행여 오늘밤 잠이 오지 않는다면,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길 권한다.
음악에 흠뻑 젖어 잠들거나, 아름다움에 매료되 한숨도 못자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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