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전.
다행히 우리가 들어갈 집은 계약 전에 공실이었기 때문에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하고 치수를 재거나 이 장소에서 미팅을 할 수 있었어서 너무 감사했다.
전에 살던 주인 분들의 손주 때문에 먼저 이사를 나가게 됐다나.. 덕분에 우리는 이 집의 상태를 완벽히 낯낯이 볼 수 있었고,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곰팡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빌라에서 보기 힘든 복도식의 집인데, 생각보다 길어서 개방감이 아주 좋다.
하지만 옛날 집이 가지고 있는 층고의 낮음이 주는 답답함이 조금은 존재했다.
여섯 식구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하던데, 과연 이 주방에서 어떻게 여섯 식구가 살았을까 싶기도 할 정도로 작은 쿠킹 스테이션과
갑자기 혼자 나와 있는 아일랜드 수납 인척 하는 이상한 구조물과 그냥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던 부엌.
그래도 아무런 짐이 없었기에 나름 나만의 상상의 나래로 이 주방을 꾸밀 생각을 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었고, 내가 어느 정도 가시적으로 결과물을 내려할 때 엄청나게 도움이 되었다.
각방에는 붙박이장이 있었는데, 오랜 해외생활을 해온 나에겐 붙박이 장은 그저 공간만 차지하는 별 필요 없는 존재들이기에 저것들은 당연히 제거대상 1호였다. 붙박이 장이 주는 편안함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면의 공간을 움직이지 못하고 집을 구성해야 한다고만 한다면 제약이 많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붙박이장만큼의 공간이 넓어진다면 활용도 면에서도 분명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닥을 마지막으로 보았는데, 바닥을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 폴리싱만 한 채로 계속 쓸 것인가, 아니면 새로 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약을 하는 순간부터 공사 공정을 정하는 시기까지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 중간중간 상처가 많이 있는 바닥이라 힘들어도 바닥도 새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디어 얻기
집을 계약을 함과 동시에 매주 주말은 인테리어 알아보러 다니느라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하우징 페어, 인테리어 페어, 생활가전 페어, 이케아, 기흥 리빙파워센터, 스타필드 등등 인테리어 쇼룸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찾아가 보았고, 유튜브에서 사실 고급 빌라와 고급 주택과 아파트들의 내부 랜선 집들이와, 랜선 분양 구경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인테리어 쇼룸들을 둘러보면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고, 좋은 아이템들도 발견을 했고, 결국은 발로 뛰어야 뭔가 보인 다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나하나 만들어놓은 레퍼런스들은 집을 디자인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또 집을 리모델링하겠다는 마음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백화점 등등 그냥 새로운 곳이나 원래 가던 곳을 갈 때에도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공간이라는 주제에 내 아이디어가 넘쳐만 갔다.
무에서 유를 만들기는 힘든데, 공사를 시작 전에 나는 이미 어느 정도의 심리적 가이드라인과 레퍼런스를 만들어 놓다 보니, 있는 것에서 어울리지 않는 것과 불필요한 거들을 빼다 보니 걱정과 고민의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참. 그리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세 달 동안은 자기 전에 셀인 카페에서 인테리어가 완성된 집들을 찾아보았고, 핀터레스트에서는 해외의 집들을 바라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리를 하다 보면, 내가 콘셉트를 안 정했어도, 내 취향으로 가득한 모양의 콘셉트가 잡혀 있다.
그러면 그 콘셉트로 밀고 가는 것이 인테리어의 가장 맞는 방법인 것 같다.
남이 하는 말은 참고만 하면 될 뿐이지 반영을 하고 안 하고는 나의 결정이기 때문에, 남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자.
내가 살 곳이 남의 아이디어로 불편한 장소가 된다면 결코 행복치 못할것이다.
그런데 본인의 주관과 아이디어가 없다면, 그것만큼 불행한것도 없을것 같으니,
인테리어를 직접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장 첫 단계에는 집의 컨디션을 체크 하는것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눈 그리고
이 집을 어떻게 꾸밀것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과 아이디어는 있어야 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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