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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셀인일기

셀프 인테리어 일기 !

by samthegreatest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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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인을 시작하기 까지...

세상에는 정말 많은 집주인이 있다. 좋은 집주인, 못된 집주인, 상냥한 집주인, 이상한 집주인, 무관심인 집주인(개인적으로 무관심이 최고라 생각이 든다.) 등등 아주 많은 집주인이 있는데, 우리 두 형제에게 지난번의 집주인은 최악중 최악의 집주인을 만났다. 새벽 세시에 전화해서 괴롭히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질 않나, 일부 공간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질 않나, 이만 저만 큰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그래도 집값이 집값인지라 2021년 연초에 재계약의 시점이 다가오면 임대차 3법의 꿈을 안고 2년 연장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1월부터 상냥하게 전화가 오더니 본인이 집에 들어와 살겠다며, 비워달라는것 아닌가?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우리를 강타했고, 우리는 설날이 지난 시점부터 집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형과 둘이서 엄청난 고민을 했다. 다시 전세로 갈것인가? 매매로 할것인가? 2021년 부동산 값은 미쳐있었는데, 그 미침의 정도가 몇년은 더가지 않을까라는 무시못할 분위기 때문에 최대한 매매로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그전에 충무로에 살다보니, 사대문 안에서 생활하는것의 편리함을 깨닫았고, 그랬었기 때문에 최대한 사대문안 중구 와 종로구에서 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사대문 안에 해당하는 종로구의 행정구역과, 중구 안에는 주택이 턱없이 부족했다. 두 사내가 살아야 하고, 역에서 멀지 않으며, 약간은 힙한 분위기가 나는 그런 동네를 찾고 있었는데, 도저히 눈에 들어오는 집들이 없었기에, 매일 저녁 잠들기전 부동산 어플들만 열심히 돌려 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지도들을 돌려보다 어느 한 지역에 유난히 괜찮아 보이는 동네가 있어서 직접 걸어 나가 보았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돌아다녀서였는지 동네가 주는 첫 느낌이 좋았고, 동네에 있던 집들은 구옥이었지만, 저지대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나, 불쾌한 냄새들도 없었기에 동네에는 합격점을 주었다. 진양상가 아파트의 가격이 미친듯이 오르는것을 보고 진양을 들어가야 하나 했지만, 너무 노후하고 각종 곰팡이 냄새와 마치 홍콩 영화에서나 볼수 있을것 같은 내부가 마음에 걸렸다. 결정적으로 이미 가격이 올라있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생각한 이유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북촌과 가까이는 있지만 관광지에서 떨어져있어 주거지로서 아주 조용한 동네였기때문에 살아야할 집이자 살집을 이 동네에서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신당, 한남, 약수 그리고 아예 좀 떨어진 강서구 까지 생각했다.)  솔직히 투자의 목적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된다. 정말로 주거해야할 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작은 동네에서 7개의 부동산을 끼고, 이틀에 한번씩 나와서 사장님들의 말동무도 되어주고, 음료수도 사드리면서 사장님들이 내게 마음의 문을 열자 인터넷에서 보지 못했던 몇몇 집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좋은 집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발품을 파는것이었다. 그러다 집주인이 먼저 이사나간 공실의 집을 보게 되었는데, 아직은 쌀쌀했던 봄날, 그집을 처음 마주한 순간 느낌와 확 와닿았다. 보일러를 돌리고 있지 않았음에도 정 남향의 집으로 집안이 햇빛을 받아 따뜻했다. 빌라였지만 복도식으로 지어진것도 좋았고, 세개의 방이 있었고,  부엌과 거실이 좁은 느낌이 없어 좋았다. 결정적으로 뷰가 말도 안되게 좋았다.

인테리어 전의 공실이었던 집과 거실 뷰 

이 동네에서 이미 집을 11채를 보았던 후였기 때문에, 이집이 가장 컨디션이 좋고, 습하지 않고, 뷰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들어 형과 몇날며칠 심사숙고한 끝에 이 집을 매매하기로 결정했다. 

 

턴키 그리고 인테리어 업체들이 과연 정답일까? 

며칠 후 우리는 계약을 했고, 뵈기 싫은 체리 몰딩과, 두 방에 존재하고 있는 90년대 스타일의 붙박이장, 그리고 너무 오염되어 버린 바닥까지 우리는 인테리어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숨고와, 네이버 블로그 , 인스타 와 유튜브 까지 모두 컨택해서 7팀의 턴키 업자들을 만나서 논의를 했다. 그리고 한x, 리xx , 지x(지랄 아님)까지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한 곳은 다 찾아가 보았고, 상담도 받았다. 심지어 돈을 내야만 견적을 뽑아준다는 곳도 있었는데, 그런 곳들은 쿨하게 무시했다. 이집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할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것은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과 사다리나 스카이를 쓸 여유 공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인지 기업들은 시공하기를 꺼려했고, 몇몇 인테리어 업자들은 말도 안되게 비싼 금액을 제시했다. 평균적으로 4200만원에서 4500만원을 이야기 했는데, 개인적으로 저 가격은 견적 비용이지 공사가 끝나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있을것이란 확신이 있었기에, 다른 대안을 찾아보았다. 너무 고민이 되어 차라리 그냥 부분 인테리어만 해서 집에 들어갈까라고도 생각을 했는데, 매매해서 들어가면 둘중에 한명이 장가가기 전까지는 그대로 쓰거나 장가를 가서도 계속 써야하는데, 부분인테리어 보다는 전체를 고치는것이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결심이 서고나서 바로 서점으로 향해 셀프 인테리어에 관한 책들을 사고, 네이버 카페와, 유튜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했고, 턴키 업체들과 만나서 상담을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진행할 공정의 순서를 듣고, 그들의 자세한 견적서가 어쩌면 내가 인테리어를 하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기도 하다. 그것들을 토대로 내 타임라인과 블루프린트를 만들다 보니 두려움 반 기대감 반에 가득찬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매일 열심히 공부했고, 틈틈히 신사동과 을지로를 누비며 발로 발품을 팔면서 인테리어 준비를 했다. 지금은 매일 아침 행복하게 눈을 뜨고 있다. 이 집에 대해서 100% 만족하는것은 아니나, 그래도 처음 인테리어 한것 치고는 굉장히 칭찬해 주고 싶은 그런 집이 되었기에, 이 포스팅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은 채널에서 많은 양의 정보를 얻었어서 하나 하나 나열하거나 거론하기는 힘들것 같지만, 내 포스팅을 통해서 누구라도 혼자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는것을 알려주고 싶다. 

결정적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내 몸은 조금 힘들고 지쳤으나, 거의 두배 이상의 금액을 아낄 수 있었다. 

아무에게나 셀인을 하라고 추천은 못하겠으나, 시간적 여유가 있고, 끈기가 있다든지, 돈을 아껴야 한다는 목적과 오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셀프 인테리어를 추천할것 같다. 행여나 지금도 셀인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 블로그를 보고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인테리어가 완성된 현재의 집 모습은 모든 연재가 끝날때 공개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는 주위에서 누가 뭐라하든 본인의 센스와 감각을 믿고 본인 스타일로 하면 된다는 말을 먼저 꼭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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