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엄마와 누나랑 찾은 까사빠보,
신세계 본점 본관 6층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자주 갔었는데, 이사를 하고 난뒤 백화점 자체를 잘 찾지 않게 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갔다.
까사빠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신세계 백화점에서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었고 맛도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수끼야끼와 우동을 좋아했는데, 뭔가 면보다는 다른것들이 먹고 싶었어서, 평소에 잘 안먹던 메뉴들을 시켰다.
까사 빠보에서 가장 좋아하는것중에 하나가 바로 게살 고로케 이고, 나머지 하나는 토마토 절임이다.
그런데 원래 게살고로케에 파슬리 가니쉬가 들어가는데 이번엔 까먹은건지.. 아니면 없어진건지..
보는재미가 살짝 떨어진 고로케가 나와버렸다.
맛이야 뭐 두말하면 잔소리일 줄 알았는데, 먼저 밝히지만, 맛은 좋았다. 하지만 예전만 못한듯 싶었다.
단연 고로케만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맛은 있지만 뭔가 예전에 내가 알던 그 정교함과 튼튼한 맛이 아니라
조금 식자재가 바뀌어서 나는 그런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여전히 맛있는 고로케 였지만,
뭔가 찝찝했다. 누누히 이야기 하지만 맛은 좋았다. 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그 감동은 없었다.
엄마가 아보카도 롤이 드시고 싶다해서 시켰다.
연어와 아보카도가 가지고 있는 가장 맛있고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밥도 알알이 씹혀 식감또한 좋았다.
나나스끼와 밥의 초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간단하게 먹기에는 좋은 메뉴였다.
수란의 노른자를 탁 터뜨려서 열심히 비벼 먹으니 적당히 느끼하면서도 적당히 매콤 새콤 해서 후회 없이 맛잇게 먹을 수 있었다.
치즈의 맛있는 꾸리 꾸리한 냄새가 스파게티의 새콤한 향을 무겁게 잡아주어서 먹는 재미 뿐만 아니라
맡는 재미까지 책임져 주어서 쉐어하고 싶지 않은 그런 파스타였다.
뭔가 최애 메뉴가 바뀐듯 하다.
항상 오면 함박스테이크에, 돈까스, 수끼야끼, 회덥밥, 등등시켜먹어보다가 처음으로 오므라이스를 시켰는데,
이제 나의 최애 메뉴는 토로토로 오므라이스로 바뀔것 같다.
취향에 따라 두가지 소스로 먹을 수도 있는데, 소스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오므라이스가 밥이 계란으로 커버 되어 있는것이 아니라, 계란과 밥이 물아일체가 되어 포슬포슬 톡톡의 완벽한 식감을 갖고
너무 짜지 않아 먹는데에도 행복함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메뉴다.
정말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예전과 같은 큰 감동의 맛은 없었던것 같다.
합리적 의심을 해보자면, 레시피가 조금 바뀌었던가, 주방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긴 한것 같다.
한달에 많게는 8번도 넘게 가던 손님의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다는것은 아니다. 다만 예전이 더 맛있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것일뿐.
그래도 여전히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는 갈만한 곳은 역시나 까사빠보 밖에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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