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느날 저녁 동네를 잠시 산책 하는데,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공간에 공사하는것이 보여 잠시 들어가보았다.
거의 인테리어가 끝나보이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건물안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다음주 수요일에 가오픈을 한다 알려주었다.
굉장히 친절한 사장님이었는데, 수요일 오픈한다해서, 오늘 미팅도 있겠다. 미팅 장소를 그곳으로 정해서 다녀와봤다.
북촌 계동길을 걷다보면 가장큰 점포로 보이는것은 누가 뭐래도 편의점일것이다.
편의점 맞은편 골목에 자리잡은곳인데, 한동안 정리가 안되어 있어, 우스갯소리로 가장 예쁜 정원이 있는 흉가라고 했었는데,
완전 깨끗하고 깔끔한 정원이 만들어졌다.
외관은 옛날에 살던 부호의 주택과 같은 느낌이다.
1층 내부에는 중간에 드라이 플랜트로 플랜테리어가 되어있다.
막 오픈한 가게의 냄새가 나긴 했지만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
1층 안쪽으로 가면 작은 농장이 있다.
수경제배는 아닌듯 하고, LED 를 이용한 자동관리 재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것 같다.
이곳에서 재배한 풀떼기들로 샐러드를 만드는듯 하다.
아무래도 미세먼지나, 외부환경에 의해서 오염된 채소를 먹는것보단, 떡잎이 나올때부터 깔끔하게 관리된 식물을 먹는게 더 안전하고 맛있지 안을까란 생각이 드는 요새이다.
그리고 옆에서는 메타팜 게임을 하면 쿠폰이 나와 그 쿠폰으로 음료를 받아 먹을수 있으니 좋다. 이건 아마도 가오픈일때만 하는 행사인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아주 넓은 공간감과 자리들이 많이 있다. 일층은 일층 나름대로의 멋을 갖고 있지만,
2층은 통창이 주는 개방감과 한옥의 기왓장을 보고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사진찍기도 더 나은것 같다.
2층 중앙에는 작은 화단? 앉을곳? 이 있는데,
잘 꾸며놓은듯 하다.
사실 가오픈날 첫번째 손님이었다.
주문을 했는데,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한참이 지나도 음료만 나오고 음식이 나오지 않아 내려가보니,
키오스크 주문 테스트 중에 우리가 주문을해서 엉켰다고 한다.
물론 가오픈 첫날이니 그럴 수 있다 생각이 들었지만, 배가 고팠던 나에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주문을 하지 않은 프레첼들이 올라왔고, 첫날이고, 실수때문에 늦어져서 서비스로 주신다고 하니..
갑자기 모든 불평과 짜증이 사라져 버렸다.
한입 씩 나눠 먹기 시작했는데, 탄수화물은 언제 먹어도 맛나지만, 치즈와 기름과 버터가 만난 탄수화물은 두말하면 잔소리...
너무 질기지도 않고, 부드럽고, 치즈향도 좋고, 버터향까지 맛있게 나는 프레첼이었다.
적당히 식감의 프레첼 번과 신선한 채소, 상큼한 토마토와 잠봉과 버터가 들어갔다.
근데 원래 잠봉(햄) 과 뵈르(버터) 가 들어가면 잠보뵈르이긴 한데 프랑스에선 바게트가 아닌 다른 빵에 잠봉뵈르라 이름 붙이는것에 대해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최근에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아무튼 이것도 잠봉과 뵈르가 들어갔으니 잠봉뵈르가 맞긴 맞다고 보면 될것 같다.
한입에 다 먹기엔 조금은 힘들었다.
햄의 고소한 짠맛이 있어 먹기에 아주 좋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아삭한 식감의 채소들은 내 입안을 힐링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얼마전부터 파히타, 타코가 먹고 싶었던 내게 눈에 확 들어온 메뉴다.
신선한 채소, 구운 토마토, 양이 성에차지는 않지만, 맛있게 잘 만들어진 과카몰리, 절인 양배추
그리고 크림 사워 소스를 선택해서 먹었다.
보통 샐러드를 8000원 이상 돈주고 사먹는것에 대해서 약간은 회의적인 느낌을 갖는데, 이곳 샐러드는 만족스러웠다.
탱탱한 새우와 또띠아가 준비되어 있어서, 샐러드를 먹지만 뭔가 약간 탄수화물도 채워주는 느낌이랄까?
다만, 또띠아가 너무 구워져서 맛있는 또띠아의 느낌보다는 두꺼운 종이를 씹는듯한 느낌이 조금 있었지만, 개선될것이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이다.
짠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잠봉뵈르보다는 햄앤 치즈 프레첼이 더 나을듯 싶다.
잠봉뵈르에 들어가지 않는 다른 햄종류인데 짜지 않아 더 맛있었다.
속에는 머스타드 소스가 들어있는데, 직접 만든 소스인지 약간은 머스타드와 홀랜다이즈 소스 그 중간의 맛이 나는것 같다.
재미있고 맛있는 맛이었다.
가격은 한끼 식사 대용으로 하기엔 정말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심지어 신선한 채소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샐러드는 아주 만족할만 하다. 8,000원이 넘는 가격에도 다시 방문해 먹고 싶을 정도다.
현대 건설 사옥이 근처에 있는 만큼, 위클리 팩처럼 주간 단위의 샐러드 메뉴가 만들어진다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메뉴가 생겨야... 집 근처이니 나도 한번쯤 일주일 내내 채소를 먹는 습관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욕심이지만,
무언가 현대인들에게 매일 채소를 먹게 만들고 디톡스와 활력을 되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구매하고 사먹을 수 있으면 더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의 국민빵인 프레첼을 우리의 입맛에 맞게 잘 만들어놓은 집인것 같다.
가오픈한것 치곤 손을 봐야할 점들이 조금은 보였지만, 가오픈 한것 치고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지금 이모습 그대로 꾸준히 이 모습과 맛을 유지해주었으면 좋을것 같다.
'내돈내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 기계식 키보드 <키크론 K6> (0) | 2022.03.12 |
---|---|
도서 리뷰 <천국의 밤> (0) | 2022.03.10 |
이태원/한남 아늑하고 사진찍기 좋은 카페 송정리 케익 존맛. (0) | 2022.02.23 |
입냄새 완벽제거 테라브레스 치약 비교 후기 (0) | 2022.02.22 |
서대문/독립문 회식장소 강력추천 <고향촌> (0) | 2022.0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