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종로 경찰서 뒷골목길을 요리조리 피해 도망가다 보면 골목길이 끝나는 부분에 "헝그리 서울" 이라는 집이 있다.
하루의 마감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이리저리 걸어다니다 우연찮게 발걸음을 향한 집이었다.
헝그리 서울에 들어가면 열대기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이모저모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어서 꼭 작은 열대기후 나라들의 아카이브를 보는듯한 재미도 있다. 가운데에 있는 라운드 테이블에는 조화 양귀비 부케가 있는데 색이 알록 달록하고 라이트를 잘 받고 있어서 공간의 분위기를 한껏 높여주었다.
친필로 1년간 문을 닫았다 다시 오픈했다고 하는데,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지 메뉴판에서 느껴진다.
맛은 100점 만점에 95점이다.
맛만 보고 평하자면 좋은 평을 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나오는 시간이 조금 오래걸렸다는것이 조금 감점인듯 하다. 꿉꿉한 치즈향과 온 입안을 장악하는 트러플 오일의 맛은 허기지고 기다리느라 지친 나의 마음을 배불리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좋은 추억만 남은 음식이다.
중국 음식점이라면 유명 쉐프의 중국집서부터 동네 유명한 곳까지 샅샅이 찾아 먹던 나인데,
솔직히 어향가지와 백화 깐풍기는 웬만한 중국집, 혹은 호텔 중국 퀴진 보다 더 나은듯한 맛이었다.
기다림의 빡침은 눈녹듯 사라졌다.
어향이라는것은 진짜 물고기향이 아니라 중국인들이 물고기를 못 먹어보았을곳에서 물고기에선 이런 맛이 나겠구나 하고 따라해서 만들었던것이라 하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식감도 좋은 어향가지였다.
백화 깐풍기도 고추를 잘 볶아주어서 고추가 맵지 않게 맛있었고, 튀김도 눅눅하지 않아 씹는 맛을 더해주었다.
무엇보다도 제일 좋았던것은 닭이 즐기지 않아서 더욱더 맛이 있었다.
좋은 친구들? 혹은 데이트를 한다면 한번더 가보고 싶은집이다.
다음번에는 수끼야끼를 꼭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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